안녕하세요! 오늘은 정말 오랜만에 산속 봉장에 다녀왔습니다. 어제 비가 온다는 소식을 듣고 마음이 급해져서 부랴부랴 올라왔는데, 세상에나... 조금만 더 늦었으면 큰일 날 뻔했지 뭐예요. 현장에서 벌통을 하나하나 들어보며 느낀 그 묵직한 손맛과, 땀방울 섞인 생생한 관리 노하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어 이렇게 글을 씁니다. 사실 제가 대단한 기술이 있는 건 아니지만, 지난 몇 년간 벌들과 씨름하며 몸으로 배운 '진짜' 이야기들을 들려드릴게요. 양봉, 너무 어렵게만 생각하지 마세요. 벌들의 신호에 귀를 기울이는 것부터가 시작이니까요.

묵직한 벌통의 경고, '이통' 작업은 타이밍이 생명입니다
오늘 봉장에 도착하자마자 1차 분봉군 벌통 앞에 섰습니다. 지금 다섯 칸인데, 손으로 살짝 들어보니 이건 뭐... 말 그대로 '근육이 놀랄 정도'로 묵직하더라고요. 원래 한 칸만 올려주려다가, 이 기세라면 며칠 못 가서 금방 꽉 찰 것 같아 통 크게 두 칸을 올려주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벌들이 왕성하게 활동할 때는 집 지을 공간이 부족하지 않게 미리미리 '이통(칸 올리기)'을 해주는 게 중요해요.
여기서 저만의 작은 팁을 하나 드리자면, 벌통 사이사이 틈새를 청테이프로 꼼꼼하게 막아주는 겁니다. 귀찮다고 대충 넘어가면 안 돼요. 틈새로 외부 공기가 직접 통하면 벌들은 그 부분에 집을 짓지도 않고 꿀도 채우지 않거든요. 공기가 새어 들어오는 곳은 벌들에게 '불안정한 공간'이기 때문이죠. 두 칸을 올리고 나니 벌써 일곱 칸, 아마 가을쯤엔 여덟 칸까지는 무난히 갈 것 같습니다. 벌통이 무거워질수록 제 마음도 든든해지지만, 한편으로는 벌들이 다치지 않게 조심조심 다루느라 등줄기에 땀이 다 흐르더라고요. 확실히 강군인 녀석들은 바닥면부터가 다릅니다. 청소 한 번 안 해줬는데도 어찌나 깨끗한지, 기특해서 한참을 들여다봤네요.
여름철 명당은 어디? 벌들도 시원한 그늘을 좋아해요
요즘 날씨가 정말 덥죠? 들꽃도 점점 귀해지는 시기라 벌들 활동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게 보여요. 가끔 "벌통은 햇볕이 잘 드는 곳이 좋나요, 아니면 그늘이 좋나요?"라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계신데요. 제가 직접 겪어보니 여름에는 무조건 시원한 나무 그늘 밑이 정답입니다. 제가 오늘 관리한 벌통도 울창한 숲 밑에 자리 잡고 있는데, 확실히 벌들이 덜 힘들어하고 여유가 느껴져요. 사람도 뙤약볕에 있으면 기운이 쭉 빠지듯, 벌들도 내부 온도를 조절하느라 에너지를 다 써버리면 꿀을 채울 기운이 없거든요.
공기 자체가 시원한 곳에 벌통을 두면 벌들이 날갯짓으로 통 안의 열기를 식히는 수고를 덜어줄 수 있습니다. 오늘 바닥을 확인해 보니 유난히 깨끗하고 벌들이 안정적인 것도 다 이 시원한 명당자리 덕분인 것 같아요. 특히 '월동군'으로 가져왔던 녀석들은 가져올 당시 다섯 칸이었어도 미리 밑에 두 칸을 더 받쳐줬더니, 알아서 바닥 청소까지 싹 해놓고 집을 예쁘게 내려 짓고 있더라고요. 이렇게 벌집이 하얗고 예쁘게 내려오고 있다는 건 건강하다는 증거죠. 자연의 순리대로 벌들이 가장 편안해하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 그것이 초보 양봉인이 갖춰야 할 첫 번째 덕목이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마라": 사촌 형님의 가르침과 자연 양봉의 정석
사실 저도 처음엔 의욕이 앞서서 이것저것 참 많이도 했습니다. 인공 분봉도 해보고, 왕대 정리한답시고 벌통을 매일같이 열어보고, 왕 갈이까지... 그런데 그때마다 저희 형님께서는 늘 한결같이 말씀하셨어요. "토종벌은 그냥 자연 그대로 두는 게 제일이다. 자꾸 사람이 간섭하면 꿀이 안 된다."라고 말이죠. 2년 전쯤, 제 욕심에 벌통 수만 늘리려고 인공 분봉에 매달렸던 적이 있는데, 결국 결과는 처참했습니다. 통 수만 많지 알맹이 없는 약군들뿐이었죠. 강군 몇 통을 제대로 키우는 게 꿀도 알차게 뜨고 벌들도 겨울을 잘 납니다.
많은 분이 제게 분봉열 억제법이나 증식 노하우를 물어보시지만 제 대답은 항상 같습니다. 저는 증식이 아니라 '채밀(꿀 뜨기)'이 목적이고, 그래서 벌들이 주는 만큼만 받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작년처럼 전국적인 흉년일 때는 여섯 통 중 한 통만 겨우 채밀하기도 했어요. 남은 다섯 통은 벌들의 겨울 양식으로 그대로 줬죠. 설탕물 먹이고 억지로 보온해서 살리려 하기보다, 자연의 흐름에 맡기니 벌들도 더 강해지더라고요. 가을에 꿀을 많이 주면 감사히 나누고, 적게 주면 적은 대로 벌들과 나눠 먹는 것. 조금 냉정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이 '기다림'과 '비움'이야말로 토종벌 양봉의 핵심 기술이 아닐까 싶습니다.
오늘 봉장에서의 일과는 이렇게 마무리되었습니다. 조만간 또 칸을 올려주러 올라와야겠지만, 오늘 확인한 건강한 벌들의 모습에 발걸음이 가볍네요. 저도 초보에 가깝지만 가끔 전화로 저 보다 더 초보인 분들께 제가 가끔은 너무 단호하게 "그냥 두세요"라고 말씀드려서 서운하셨을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그건 여러분을 무시해서가 아니라, 벌들이 스스로 이겨내고 집을 채우는 그 경이로운 과정을 꼭 직접 경험해보셨으면 하는 진심 어린 마음 때문입니다.
너무 많은 기술과 정보에 매몰되지 마세요. 벌통 틈새 공기 차단 잘해주고, 시원한 그늘 만들어주고, 나머지는 벌들이 알아서 하도록 믿고 기다려주는 것. 올가을, 8칸 꽉 찬 벌통에서 쏟아질 황금빛 꿀을 상상하며 저도 이만 물러갑니다. 다음번 채밀 영상에서는 꼭 풍성한 결실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벌들과 함께 힘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