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요즘 날씨가 정말 무덥죠? 땀이 비 오듯 쏟아지는 날입니다. 사실 얼마 전 어떤 분께서 저한테 "노하우 안 알려주려고 일부러 영상 안 올리는 거 아니냐"며 서운 섞인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에구, 절대 아닙니다! 저도 본업이 있다 보니 보름 만에 겨우 봉장에 들렀어요. 제가 안 알려드리는 게 아니라, 사실 이 시기에는 벌들을 위해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이 진짜 노하우거든요. 오늘은 보름 만에 마주한 우리 벌들의 생생한 현장 모습과 함께, 많은 분이 궁금해하시는 여름철 벌통 칸 올리기(이통)에 대한 제 솔직한 생각을 나누어 보려고 합니다.
하얀 벌집과 숫벌의 부재, 지금이 가장 건강한 증거
오늘 봉장에 와서 가장 먼저 한 일은 분봉받아서 옮겨놓았던 벌통들을 살펴보는 것이었습니다. 바닥에 천을 깔아 둬서 풀은 안 자랐지만, 벌들이 얼마나 집을 내렸을지 조마조마하더라고요. 떨리는 마음으로 벌통을 뒤집어봤는데, 세상에! 5칸까지 아주 예쁘게 내려왔습니다. 여기서 초보분들이 꼭 보셔야 할 게 있어요. 바로 벌집의 색깔과 숫벌의 유무입니다. 지금 제 벌통처럼 벌집이 뽀얗게 하얀색을 띠고 있고, 숫벌이 보이지 않는다면 그건 분봉열이 가라앉고 벌들이 오로지 '꿀 채우기'와 '집짓기'에 집중하고 있다는 아주 좋은 신호예요.
손으로 슬쩍 들어보니 묵직함이 예사롭지 않네요. 대략 10kg 정도 나가는 것 같은데, 한창 밀원이 좋을 때라 꿀이 아주 꽉 들어찬 모양입니다. 이럴 때는 벌통을 한 칸 정도 더 받쳐줘도 좋고, 만약 봉장이 가까워서 자주 들르실 수 있다면 조금 더 지켜봐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건 벌집이 바닥까지 내려왔느냐 아니냐예요. 저는 오늘 5칸에서 6칸으로 딱 한 칸만 올려주고 가기로 했습니다. 벌집이 충분히 내려오지 않았는데 미리 칸만 높이는 건 벌들에게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거든요. 현장에서 직접 무게를 느껴보고 벌집의 색을 확인하는 것, 그게 바로 벌과 소통하는 첫걸음입니다.

벌통 칸수 늘리기, '다다익선'이 아니라 '과유불급'
많은 분이 "벌통을 언제, 얼마나 올려줘야 하느냐"고 정말 많이 물어보세요. 특히 의욕 넘치는 초보 양봉인 분들은 벌집이 조금만 내려왔다 싶으면 밑에 칸을 쑥쑥 넣어주시곤 하죠. 하지만 제 경험상, 분봉군인데 벌써 9칸, 10칸씩 된다면 그건 조금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벌은 밑으로 집을 지어 내려오는 습성이 있어요. 주인이 자꾸 밑을 비워주면 벌들은 본능적으로 집을 계속 짓습니다. 그런데 벌들의 노동력에는 한계가 있거든요. 집 짓는 데 에너지를 다 써버리면 정작 꿀을 채울 힘이 부족해집니다.
가을에 막상 꿀을 따보려고 벌통을 열면 실망하는 경우가 바로 이런 때예요. 칸수는 엄청 높은데 꿀은 가운데만 찔끔 차 있고 양옆은 텅 비어 있는 거죠. 진짜 효자 벌통은 사각 벌통 기준으로 7~8칸 정도에서 꿀이 빈틈없이 꽉 들어찬 통입니다. 주인 마음에 벌들이 좁을까 봐 편의를 봐준다고 칸을 계속 늘려주는 게, 어쩌면 벌들을 쉬지 못하게 혹사시키는 일이 될 수도 있어요. 지금은 장마를 앞둔 시기잖아요? 이제 벌들은 벌통에 채워둔 꿀로 이 고비를 버텨내야 합니다. 일을 더 시키기보다, 지금 있는 칸에 꿀을 밀도 있게 채울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미덕이 필요합니다.
장마와 폭염을 앞둔 양봉, 벌들을 믿는 기다림
봉장 뒤편에 있는 월동군들도 살펴보니 확실히 세력이 다릅니다. 이 녀석들은 벌써 6칸인데도 바닥까지 꽉 찼더라고요. 이런 '종벌'들이 나중에 채밀할 때 확실히 효자 노릇을 하죠. 오늘 제가 챙겨 온 대박이 모자라서 이 녀석들에겐 조만간 다시 와서 칸을 보충해 주기로 약속하고 돌아왔습니다. 양봉이라는 게 정답이 없어서 더 어렵게 느껴지실 거예요. 누구는 매일 가서 청소해라, 누구는 뭘 먹여라 말이 많지만, 저는 늘 '자연 그대로'를 강조합니다.
장마철엔 사람도 일하기 힘든데 털옷 입은 벌들은 얼마나 덥고 힘들겠어요? 벌통을 자꾸 건드리고 칸을 무리하게 높여서 집 짓는 노동을 강요하지 마세요. "꿀을 많이 채워야 내가 많이 가져가지"라는 욕심보다는, "장마 기간에 너희 먹을 거 충분히 챙겨두렴" 하는 마음으로 바라봐주시는 게 좋습니다. 제가 설명을 냉정하게 한다고 오해하지 마세요. 저 역시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얻은 결론은, 벌들이 스스로 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도움만 주는 것이 가장 좋은 양봉이라는 것입니다. 벌들이 힘들지 않게, 그저 지켜봐 주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여름 관리가 될 수 있습니다.
마치며
오늘 이렇게 땀 흘리며 봉장을 둘러보고 나니 마음이 참 개운합니다. "왜 혼자만 알고 안 알려주냐"고 꾸짖으셨던 분들의 마음도 충분히 이해해요. 그만큼 벌을 아끼고 잘 키우고 싶은 열정이 크시다는 증거겠죠. 하지만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양봉에는 마법 같은 특별한 기술이 따로 있지 않습니다. 적정한 시기에 칸을 올려주고, 벌들의 상태를 세심하게 관찰하며, 자연의 흐름(장마, 폭염 등)에 순응하는 것이 전부입니다.
앞으로 날씨가 더 더워지겠지만, 저도 이제 게으름 피우지 않고 이른 새벽 시간을 이용해서라도 자주 봉장 소식을 전해드릴게요.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언제든 물어봐 주시돼, 가끔 제 대답이 너무 단순하더라도 '아, 이게 벌을 위한 가장 자연스러운 방법이구나'라고 생각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모두 더운 날씨에 건강 유의하시고, 우리 벌들이 무사히 장마를 나고 가을에 황금빛 결실을 안겨주길 함께 기원해 봐요. 다음 글에서 또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