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디어 우리 봉주들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따뜻한 봄날이 찾아왔네요. 저수지 옆 버들나무가 푸릇푸릇하게 피어나는 걸 보니 참 아름답긴 한데, 사실 우리 눈에는 저게 마냥 예뻐 보이지는 않죠? 버들나무가 피기 시작하면 바로 '진드기 방제'의 신호탄이기 때문입니다. 저도 지역마다 다르긴 하지만 기온에 맞춰 벌써 2차 방제를 준비하고 있어요. 오늘은 특별히 초보 양봉인 분들이 많이 궁금해하셨던 '계상 올리기' 계상(繼箱)이란 양봉에서 벌의 세력이 늘어남에 따라 기존의 벌통(단상) 위에 추가로 얹어주는 벌통을 의미하는데요 계상 올리기 노하우를 현장에서 직접 보여드리진 못하지만 글로써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이론이 아닌, 제가 벌통을 열고 닫으며 몸으로 익히고 내가 터득한 경험을 지금부터 풀어볼게요!
버들나무가 피면 방제를, 헛집이 보이면 계상을!
봉장 근처에 버드나무가 살짝살짝 피기 시작하면 그게 바로 방제를 시작해야 하는 완벽한 타이밍입니다. 저 같은 경우 3월 말에 1차로 속살만 6호를 쳤고, 오늘처럼 버들나무가 완연히 폈을 때 2차로 아미트라제 성분 방제를 들어갑니다. 그리고 벌통을 열었을 때 벌들이 위쪽에 작은 헛집을 조그맣게 지어놓은 게 보인다면, 그게 바로 계상을 올릴 준비가 되었다는 벌들의 신호예요. 헛집이 너무 커지기 전에, 딱 작게 지었을 때가 계상을 올리는 가장 이상적인 기준점이 됩니다. 벌들이 넘쳐서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걸 보면 정말 춤이라도 추고 싶을 정도로 기분이 좋아지는데, 이때 봉판의 상태와 벌의 세력을 정확히 판단해야 합니다. 이 지역은 지금 벚꽃이 만개했는데, 이 시기를 놓치지 않고 적기에 계상을 올려야 벌들이 스트레스받지 않고 산란 공간을 넓게 쓸 수 있답니다.
35도 산란 온도를 지키는 계상 배열의 비밀
계상을 올릴 때 가장 중요한 건 벌통 내부의 산란 온도, 즉 34~35도를 어떻게 유지해 주느냐입니다. 봉주의 역할은 바로 이 온도를 맞춰주는 거예요. 저는 계상을 올릴 때 먹이장을 벽면 1번 자리에 놓아줍니다. 왜냐하면 벽면에 먹이장이 있으면 낮 동안 받은 열을 밤새 서서히 내뿜어주기 때문에 벌들이 온도를 조절하느라 겪는 노동 시간을 확실히 줄여주거든요. 또한, 계상을 올릴 때는 수벌 집과 헛집을 칼이나 스크래퍼로 깨끗하게 밀어줘야 합니다. 이걸 대충 하면 단상과 계상이 제대로 밀착되지 않아 소비 정리가 힘들어지고 온도가 샐 수 있어요. 특히 수벌 집을 자를 때는 진드기가 꼬물꼬물 나오는지 꼭 육안으로 확인하세요. 진드기가 한 마리라도 보인다면 그 즉시 철저한 방제를 해야 합니다. 내역벌(젊은 벌)들이 너무 '찔락거리지(경상도 사투리)' 않도록 소초강을 하나 넣어주어 일거리를 주는 것도 분봉열을 막는 저만의 소중한 팁입니다.
벌의 성장에 맞춘 맞춤형 관리와 봉주의 행복
벌을 키우다 보면 벌통마다 세력이 다 달라요. 어떤 통은 보온판을 미리 제거했어야 할 만큼 성장이 빠르고, 어떤 통은 조금 늦기도 하죠. 벌이 아주 많을 때는 계상을 올려 공간을 확보해 주는 게 득이 되지만, 벌이 충분치 않은데 공간만 넓히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저는 계상을 올릴 때 소비를 미리 세팅해 두고 벌이 바닥에 밟히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작업을 진행합니다. 벌들이 주인을 믿고 왕대를 달지 않은 채 착하게 자라주는 걸 보면 마음속으로 "고맙다"는 인사가 절로 나와요. 4월의 봉주가 누리는 가장 큰 행복은 아마 자식 같은 벌들이 이렇게 쑥쑥 자라 계상을 하나씩 올릴 때 느끼는 뿌듯함이 아닐까 싶습니다. 요즘은 외부에서 화분과 소량의 꿀이 들어오는 시기라 벌들도 입이 '고급'이 되어 설탕물 같은 건 쳐다도 안 보거든요. 이럴 때일수록 벌들의 상태를 수시로 체크하며 아카시아 꿀이 쏟아질 그날을 준비하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오늘 저와 함께 계상 올리는 현장을 살펴보셨는데 어떠셨나요? 양봉에는 사실 정답이 없습니다. 1년 동안 벌을 가장 잘 키워서 건강하게 유지하는 분이 바로 최고의 기술을 가진 분이죠. 남의 방법을 그대로 따라 하기보다는 본인의 봉장 환경에 맞춰 계속 연구하고 자신만의 방법을 개발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저도 오늘 출장 일정이 바쁘지만 우리 벌들이 왕대 안 달고 건강하게 커 주는 모습에 큰 힘을 얻고 갑니다. 저 또한 초보이긴 하지만 지금 막 시작한 초보자분들도 너무 조급해하지 마세요. 벌들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관찰하다 보면 벌들이 필요한 게 무엇인지 스스로 말을 걸어올 거예요. 이제 곧 아카시아 꿀이 우유 빛깔로 쏟아질 행복한 시간이 다가옵니다. 그때까지 우리 벌들 잘 보살피면서 즐거운 양봉 생활 하시길 바랍니다. 작업현장에서 직접 보여주면 더 좋겠지만 제 글이 여러분의 봉장에 작은 도움이 되었다면 그것만으로도 저는 참 행복할 것 같습니다. 다음에는 더 생생한 현장 소식을 담아 찾아뵐게요. 여러분, 모두 만산 벌 하시고 부자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