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봉은 성공했는데 며칠 만에 벌이 다 빠져나가 버린 경험, 혹시 있으신지요? 저는 있습니다. 2년 차 봄에 딱 그 꼴을 당했습니다. 그날 이후 분봉 직후의 소비 배치가 단순한 공간 채우기가 아니라는 걸 몸으로 익혔고, 3년 치 실패 기록을 토대로 지금의 원칙을 세웠습니다. 정착 원칙 — 분봉 직후 소비 배치, 왜 이게 전부일까요인공 분봉(Artificial Swarming)이란 양봉가가 인위적으로 벌무리를 나누어 새로운 군집을 만드는 작업입니다. 여기서 '인공'이라는 단어가 핵심인데, 자연 분봉과 달리 벌들이 스스로 시점과 조건을 선택하지 못한 채 강제로 분리되기 때문에 초기 스트레스가 훨씬 심합니다.저도 처음엔 분봉 기술 자체에만 집중했습니다. 여왕벌 확인하고, 벌을 털어 넣고, 뚜껑 닫으면 끝이라고 ..
장마철에 벌통을 자주 열어봐야 한다고 알고 계셨나요? 저도 처음엔 그렇게 배웠습니다. 그런데 3년째 양봉을 하면서 정반대의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꿀이 끊기는 무밀기, 벌통을 열수록 벌을 잃을 가능성이 높아졌고, 2023년 7월엔 그 확신을 혹독하게 얻었습니다. 이 글은 그 실패와 이후 2년간의 검증을 담은 기록입니다. 도봉, 왜 장마철에 유독 터지는가일반적으로 도봉(盜蜂, Robbing)은 꿀이 부족한 시기에 강한 벌통이 약한 벌통을 약탈하는 현상이라고 설명됩니다. 여기서 도봉이란, 먹이 압박을 받은 일벌 집단이 이웃 벌통의 소문을 강제 침입해 저장꿀을 빼앗는 행위를 말합니다. 이론으로는 익히 알고 있었지만, 막상 현장에서 겪어보니 속도와 파급력이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습니다.2023년 7월 중순, 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