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 사회에서 '돈'은 우리가 상상하지 못했던 영역까지 확장되고 있습니다. 걸음 수, 몸무게, 심지어 취미 활동까지 모두 수익의 원천이 될 수 있는 시대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편리함 뒤에 숨겨진 보이지 않는 비용은 없을까요? 오늘은 일상이 수익화되는 현상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그 이면의 의미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생체정보의 상품화: 데이터가 돈이 되는 원리
만보 걷기 앱이 대중화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걸음'이 포인트로 전환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걸음 수를 넘어 몸무게, 식단, 기상시간, 심지어 코로나백신 접종 정보까지도 수익화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사용자가 정기적으로 자신의 생체정보를 앱에 입력하면, 해당 플랫폼은 포인트를 지급하는 방식입니다. 이러한 정보는 법적으로 '민감정보'에 해당합니다. 개인정보보호법상 민감정보는 사상·신념, 노동조합·정당의 가입·탈퇴, 정치적 견해, 건강, 성생활 등에 관한 정보로 정의되며, 특별한 보호가 필요한 영역입니다. 그럼에도 기업들이 기꺼이 포인트를 지급하며 이 정보를 수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답은 명확합니다. 해당 데이터가 '돈을 줄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입니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분석 기술이 발전하면서, 개인의 건강 정보는 단순한 데이터를 넘어 미래의 소비 패턴을 예측하는 핵심 자산이 되었습니다. 오늘 입력한 식단 데이터는 다음 주 영양제 광고로 돌아오고, 수면 패턴은 보험료 산정의 근거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 정보 유형 | 활용 방식 | 잠재적 비용 |
|---|---|---|
| 걸음 수 | 활동량 분석, 건강 프로파일링 | 맞춤형 광고 타겟팅 |
| 몸무게·식단 | 건강식품 추천, 다이어트 상품 마케팅 | 보험료 차등 산정 가능성 |
| 수면 패턴 | 생활 습관 분석, 건강 리스크 평가 | 건강보험 및 생명보험 비용 증가 |
문제는 우리가 지금 받는 몇 백 원의 포인트가, 나중에 더 비싼 상품 가격이나 차별화된 서비스 비용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점입니다. 개인정보를 '공공재'처럼 여기는 태도도 이해는 되지만, 우리는 사실상 미래의 선택권을 미리 가불 해서 쓰고 있는 것일 수 있습니다. 핸드폰과 카드를 사용하는 이상 완벽한 프라이버시는 불가능하다는 현실적 인식도 필요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민감정보의 가치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됩니다.
중고거래와 경품 판매: 모든 것이 자산이 되는 세상
당근마켓과 중고나라를 통해 자신이 사용하던 물건을 판매하는 것은 이제 일상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단순히 중고 물품을 넘어, 경품으로 받은 티켓, 기프티콘, 프리퀀시, 각종 이벤트 당첨품까지도 모두 거래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10명 당첨으로 받은 골프 월드투어 티켓을 판매한 사례나, 스타벅스 프리퀀시가 이벤트 초반에 특히 비싸게 거래되는 현상, 심지어 예매해서 들어가야 하는 모델하우스 티켓이 장당 5천 원에 판매되는 사례까지, '수요가 모이는 곳에는 반드시 가치가 생긴다'는 경제 원리가 명확하게 작동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소유'의 개념을 근본적으로 재정의합니다. 과거에는 물건을 소유하고 사용하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이제는 모든 소유물이 잠재적 '유동 자산'으로 인식됩니다. 내가 가진 모든 것이 언제든 현금으로 전환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 자원인 셈입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간과하기 쉬운 부작용이 존재합니다. '모든 것의 현금화'가 일상화되면, 우리는 삶의 모든 순간을 '환금성'의 잣대로 평가하게 됩니다. 친구와 가려고 예약한 맛집 예약권을 보며 '이걸 팔면 얼마일까?'를 먼저 계산하고, 선물을 받아도 '당근마켓에 올리면 얼마에 팔릴까?'를 고민하는 순간, 그 경험이나 물건이 주는 순수한 기쁨은 증발해 버립니다. 경제적 효율성은 분명 높아지지만, 삶의 여백이 '매물 리스트'로 가득 차게 되는 역설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때로는 돈이 안 되는 일에 시간을 낭비하고, 비효율적인 선택을 하는 것이야말로 인간다운 삶의 풍요로움일 수 있다는 관점도 필요합니다. 모든 것을 자산으로 환산하는 태도는 단기적으로는 이익이 되지만, 장기적으로는 삶의 질적 풍요를 감소시킬 위험이 있습니다.
취미의 수익화: 덕업일치의 빛과 그림자
맛집을 찾아다니는 취미를 가진 사람은 블로그 체험단을 통해 무상으로 음식을 제공받을 수 있고, 식물을 키우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식테크'라는 새로운 수익 모델이 제시되며, 여행을 자주 다니는 사람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여행 스케줄러 부업을 할 수 있습니다. 유명한 네임드가 아니더라도, 한 분야에서 나름의 경험을 쌓은 뒤 유튜브나 강의 플랫폼, 숨고 같은 서비스를 통해 자신의 전문성을 공유하면 충분한 부수입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 세상에 유일무이한 나의 취미와 경험'으로 누군가의 시간과 노력을 절약해 주는 것, 이것이 돈이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시장 논리입니다. 하지만 '덕업일치'의 함정은 생각보다 깊습니다. 순수하게 즐겁고 힐링이 되었던 취미가 '성과를 내야 하는 부업'이 되는 순간, 그것은 더 이상 휴식이 아닙니다. 꽃을 보며 행복해하던 부모님이 식물의 시장 가격에 일희일비하게 되고, 여행의 설렘보다는 사진 구도와 정보 전달의 완성도에 매몰되는 친구를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 취미 유형 | 수익화 방법 | 잠재적 상실 |
|---|---|---|
| 맛집 탐방 | 블로그 체험단, 리뷰 작성 | 순수한 미식의 즐거움 |
| 식물 키우기 | 식테크, 분양 판매 | 힐링으로서의 원예 활동 |
| 여행 | 여행 스케줄러, 콘텐츠 제작 | 즉흥적 탐험과 자유 |
'돈이 되는 취미'는 지속 가능한 동력이 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나만의 유일한 안식처를 시장에 내놓는 행위이기도 합니다. 인공지능이 더욱 발달하면, 어쩌면 우리의 '멍 때리는 시간'이나 '실패한 경험'조차 데이터로서 가치를 인정받는 시대가 올지도 모릅니다. 그때가 오면 우리에게는 정말로 '환금할 수 없는 영역'이 남아있을까요? 빠르게 변화하고 새롭게 습득해야 할 것들이 늘어나는 시대에, "나는 언제까지 이걸 빠르게 받아들이고 체화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은 매우 현실적입니다. 언젠가는 기존 방식을 고수하며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는 시점이 올 것입니다. 하지만 그 순간을 걱정하기보다는, 지금 가능한 만큼 최대한 공부하고 도전해 보는 것이 답일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이 수익화되는 세상 속에서도, '절대 돈으로 바꾸지 않을 나만의 성역'을 하나쯤 남겨두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돈은 안 되지만 보고 있으면 마냥 좋은 취미, 데이터로 기록하지 않고 나만 간직하는 오늘 점심의 맛, 판매하지 않고 소중한 사람에게 그냥 선물하는 마음 같은 것들 말입니다. 세상이 아무리 효율과 수익으로 가득 차더라도, 우리 삶을 진정으로 가치 있게 만드는 것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무용한 것들' 속에 숨어 있을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일상의 모든 것이 수익이 될 수 있는 시대는 분명 매력적이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가 잃어버리는 보이지 않는 가치들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합니다. 생체정보는 미래의 선택권을, 중고거래는 경험의 순수함을, 취미의 수익화는 휴식의 본질을 앗아갈 수 있습니다. 효율성과 인간다움 사이의 균형, 그것이 우리가 끊임없이 찾아가야 할 답일 것입니다.
결론
결국 '돈이 되는 세상'을 발견한다는 것은, 단순히 통장의 숫자를 늘리는 기술을 익히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프레임 자체를 능동적으로 바꾸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전에는 무심코 흘려보냈던 나의 걸음, 물건, 취미가 누군가에게는 가치 있는 '자원'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우리는 세상이라는 거대한 시장의 관찰자에서 당당한 참여자로 거듭나게 되니까요.
하지만 우리가 경계해야 할 지점은 명확합니다. 모든 일상을 '수익성'이라는 잣대로만 평가하다 보면, 정작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삶의 고유한 색채가 바랠 수 있다는 점이죠. 내 몸무게 정보가 기업의 정밀한 타기팅 도구가 되고, 휴식이었던 취미가 마감 기한이 있는 '업무'가 되는 순간, 우리는 경제적 이득 대신 심리적 여유를 지불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중요한 것은 '주도권'입니다.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을 빠르게 타되, 어떤 정보를 공유하고 어떤 경험을 수익화할지 스스로 명확한 기준을 세우는 것이죠. 작성자님께서 말씀하신 "지금은 뭐든 그냥 해보겠다"는 용기 있는 태도에, "나만의 가치는 지키겠다"는 영리한 선별력을 한 스푼 더한다면 어떨까요?
인공지능이 가져올 미래는 분명 지금보다 더 촘촘하게 우리의 일상을 자본화하려 들 것입니다. 그럴수록 우리는 '돈이 되는 일'에 열정을 다하는 만큼, '돈은 안 되지만 나를 행복하게 하는 일'에도 기꺼이 시간을 내어주어야 합니다. 효율적인 경제 활동과 무해한 즐거움 사이의 균형을 잡는 것, 그것이야말로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 우리가 갖춰야 할 진정한 '재테크'가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