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해는 금물! 제가 산으로 매일 출근하는 진짜 이유
오늘은 설통 관리를 위해 산에 올랐습니다. 가끔 지인분들이나 친구들은 저를 보고 하시는 말씀이 운 좋게 남들이 키우던 벌(산벌)만 공짜로 받는 거 아니냐"고 묻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조금 서운하기도 하지만 그럴 수도 있겠다 싶어 스스로 마음을 추스르곤 합니다. 제가 산속 여기저기에 배치해 둔 '종자벌'만 해도 열 군이 넘습니다. 물론 제가 키운 종자벌이 분봉해서 남의 통에 들어갈 수도 있고, 반대로 운 좋게 제 통으로 들어올 수도 있는 게 자연의 이치죠. 하지만 준비된 자에게 벌이 오는 법! 오늘은 제가 직접 산을 타며 깨달은 종자벌 운영의 핵심과, 5월 초 설통 관리 현장을 가감 없이 보여드리려고 합니다. 양봉이나 토종벌을 키우시려는 초보 양봉인 분들이라면 눈을 크게 뜨고 오늘 제가 일하는 과정들을 집중해서 보시기 바랍니다.

종자벌은 설통의 베이스캠프! 300m 아래에 숨겨둔 입주의 비밀
종자벌이 왜 중요하냐고요? 종자벌은 한마디로 '벌을 부르는 마중물'입니다. 저는 보통 설통을 설치한 곳에서 산 아래쪽으로 약 300m에서 500m 지점에 종자벌을 배치합니다. 왜 하필 아래쪽이냐고요? 벌들은 분봉을 하면 위쪽으로 치고 올라가는 습성이 있거든요. 오늘 확인한 곳도 종자벌 위치에서 딱 1km 정도 떨어진 절벽 위 설통이었는데, 역시나 노란 벌들이 아주 예쁘게 입주를 마쳤더라고요.
어떤 분들은 종자벌 없이 요행만 바라시는데, 내 종자벌이 튼튼해야 거기서 나간 강군들이 제 설통이든 남의 설통이든 들어가서 생태계를 유지하는 겁니다. 제가 설통 300m 밑에 종자벌을 두라고 강조하는 건, 벌들이 살림을 나갈 때 가장 안정적으로 이동할 수 있는 거리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입주한 강군을 보니 화분을 물고 부지런히 드나드는데, 이게 다 밑에서 받쳐주는 종자벌들이 건강했기 때문입니다. 내 벌이 남의 통에 들어가면 어떻습니까? 그게 다 자연에서 서로 상부상조하는 '복불복'의 재미 아니겠어요? 절대 남의 벌만 바란다는 오해는 하지 말아 주세요. 제 자식 같은 종자벌들이 이 산 곳곳을 지키고 있으니까요.
매정한 일벌들의 숫벌 퇴출 작전, 자연이 가르쳐준 생존 법칙
산에 오면 가끔 마음 아픈 장면을 보게 됩니다. 바로 통 입구에서 일벌들에게 공격받아 쫓겨난 '숫벌'들이죠. 오늘 종자벌 통 앞을 보니 숫벌들이 수북하게 떨어져 있네요. 침도 없는 이 녀석들이 왜 이렇게 버림받았을까요? 숫벌은 오로지 처녀왕과의 교미만을 위해 태어난 존재들입니다. 그런데 통 안에 숫벌이 너무 많아지면 일벌들이 판단을 합니다. "아, 이제 꿀만 축내는 입들은 줄여야겠다" 하고 분봉 나갈 때 적당한 수만 데려가고 나머지는 가차 없이 제거해 버리는 거죠.
초보분들은 바닥에 떨어진 숫벌들을 보며 "우리 벌들이 병들었나?" 하고 걱정하시는데, 전혀 그럴 필요 없습니다. 이건 아주 건강한 생리 현상이에요. 일벌에게 침을 맞고 쫓겨난 숫벌들은 다시 통에 들어가려고 해도 입구에서 막힙니다. 들어가면 죽으니까 밖에서 근근이 버티다가 생을 마감하죠. 여왕만 바라보던 애들이 한순간에 '낙동강 오리알'이 되는 걸 보면 인생무상도 느껴지지만, 이게 바로 벌 공동체가 유지되는 엄격한 규칙입니다. 강군일수록 이런 질서가 확실하죠. 오늘 본 통들도 숫벌을 시원하게 밀어내는 걸 보니, 올해 분봉 세력이 아주 기대됩니다.
오소리의 습격과 유인제의 힘!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현장 관리
산속 양봉의 최대 적은 누굴까요? 바로 오소리입니다! 오늘 한 통을 확인하러 갔다가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오소리 녀석이 벌써 입질을 시작했더라고요. 소문을 건드려서 통이 기우뚱해졌는데, 다행히 제가 단단히 고여둔 덕분에 완전히 넘어가는 대참사는 피했습니다. 오소리는 한 번 맛을 보면 계속 오기 때문에 조심해야 합니다. 다음엔 타카를 챙겨 와서 소문을 더 튼튼하게 보강해야겠어요. 이런 돌발 상황이 산 양봉의 무서움이자 묘미입니다.
위기만 있는 건 아닙니다. 일주일 전에 2차 유인제를 발라뒀던 절벽 위 설통에 드디어 강군이 입주했습니다! 썩은 나무가 길을 막고 있어서 고생하며 치운 보람이 있네요. 많은 분이 유인제를 좀 나눠달라고 하시는데, 마음 같아서는 다 보내드리고 싶지만 요즘 날씨가 더워 택배가 어렵습니다. 꿀과 물을 달인 거라 발효가 되면서 팩이 빵빵하게 부풀어 터져 버리거든요. 혹시 제가 관리하고 있는 농장 근처로 직접 오실 수 있는 분들은 댓글 남겨주세요. 제가 준비한 개미약이랑 유인제, 기꺼이 나눔 하겠습니다. 현장에서 땀 흘리며 고생하는 초보 양봉인들끼리 서로 도와야죠. 현장에서 발로 뛰며 묻힌 이 유인제 냄새가 벌들을 부르는 최고의 향수입니다.
결론: 5월의 산은 보물창고, 부지런한 발걸음이 강군을 만듭니다
오늘 산 한 바퀴 돌면서 입주한 통도 확인하고, 오소리 습격도 막아내니 온몸이 땀범벅입니다. 그래도 화분을 가득 묻히고 들어가는 벌들을 보면 피로가 싹 가시네요. 제가 항상 강조하지만, 양봉은 머리가 아니라 발로 하는 겁니다. 종자벌 위치 하나, 설통 놓는 자리 하나에 벌들의 운명이 갈립니다. 5월 초는 분봉이 왕성하게 일어나는 시기라 하루하루가 소중합니다.
지금 당장 내 통에 벌이 안 들어온다고 조급해하지 마세요. 종자벌 관리 잘하시고, 자릿벌이 오가는지 꾸준히 살피다 보면 어느 순간 노란 강군이 선물처럼 찾아올 겁니다. 오늘 제 경험담이 여러분의 설통 관리에 작은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자연은 정직합니다. 우리가 쏟은 정성만큼 벌들은 꿀로, 그리고 건강한 분봉으로 보답할 겁니다. 그럼 저는 다음 산행 때 더 생생한 소식으로 돌아오겠습니다. 모두 풍밀하는 한 해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