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5월 5일 어린이날인데, 우리 벌들도 신이 났는지 점심 무렵부터 한바탕 난리가 났네요. 바람이 세게 불어서 걱정했는데, 역시나 현장 상황은 예측불허입니다. 초보 양봉인 시절에는 벌이 뜨면 당황해서 손발이 다 떨렸지만, 3년 차가 되니 이제는 이 요란한 소리마저 장관으로 보이네요. 오늘은 제가 현장에서 직접 겪으며 터득한 '분봉 벌 3초 입주법'과 개미 때문에 벌을 다 날려버릴 뻔했던 웃지 못할 시행착오 이야기입니다. 이 방법도 제 사촌형님께 배운 것이지만 저는 저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좀 더 쌈빡하고 깔끔하게 털어놓는 방법입니다.

바람 부는 날의 분봉, "청개구리 벌"들의 낮은 비행
보통 분봉이 나면 벌들이 높은 나무 꼭대기에 앉아버려서 사람 진을 빼놓기 일쑤죠. 그런데 오늘처럼 바람이 세차게 부는 날은 벌들도 영리합니다. 높이 떴다가는 바람에 휩쓸릴 걸 아는지 자꾸 낮은 곳으로 내려앉더라고요. 제가 미리 설치해 둔 유인봉상이 떡하니 있는데도, 이 녀석들이 바닥에 굴러다니는 나뭇가지나 풀숲에 엉겨 붙는 걸 보고 정말 '청개구리'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럴 땐 당황하지 말고 유인봉상을 떼어다가 벌들이 뭉쳐있는 바닥 근처에 살짝 달아주세요. 그러면 신기하게도 자리벌들이 신호를 보내면서 일벌들이 줄줄이 입주를 시작합니다. 여왕벌이 들어갔는지 확인하는 꿀팁 하나 드리자면, 봉구가 듬성듬성 구멍 난 것처럼 보이면 아직 여왕이 안 들어온 거고요, 아주 매끈하고 동그랗게 싹 메워지면 "아, 여왕님이 드디어 자리를 잡으셨구나" 하고 안심하시면 됩니다.
나무 유인봉상의 함정, 개미 서식지가 도거를 부른다
많은 분이 유인봉상에 벌이 붙으면 그 상태 그대로 새 벌통 위에 얹어놓으시죠? 저도 처음엔 그렇게 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아주 중요한 노하우 하나 나갑니다. 나무껍질이나 굴피로 만든 유인봉상을 오래 매달아 두면 그 틈새에 개미들이 집을 짓고 서식하는 경우가 많아요. 개미가 바글거리는 유인봉상을 그대로 벌통에 얹어버리면, 벌들은 "이게 무슨 새집이야, 쓰레기집이지!" 하면서 곧장 도망(도거)을 가버립니다. 저도 귀한 벌들을 그렇게 몇 번이나 날려 먹고 나서야 깨달았습니다. 깔끔한 입주를 위해서는 유인봉상째로 얹는 것보다 벌만 쏙 털어 넣어주는 게 훨씬 안전합니다. 개미 한 마리가 새살림을 망칠 수 있다는 사실, 우리 초보 양봉인 분들은 절대 잊지 마시고 유인봉상 상태를 항상 꼼꼼하게 체크하세요.
스릴 만점 3초 입주법, 여왕벌 걱정 말고 과감하게 "툭"
이제 대망의 입주 순간입니다. "여왕벌이 다치면 어쩌나" 싶어 조심조심하시는 분들 많으시죠? 하지만 벌들은 생각보다 강합니다. 여왕벌은 보통 일벌들 뭉치 한가운데서 보호받고 있기 때문에, 벌 뭉치가 일종의 에어백(완충 작용) 역할을 해줍니다. 제가 오늘 보여드린 것처럼 벌통 입구를 확보한 뒤에, 유인봉상을 잡고 아주 쌈빡하게 "툭!" 하고 한 번에 털어 넣어보세요. 몇 분씩 실랑이할 필요도 없습니다. 딱 3초면 끝나요. 깔끔하게 털어 넣고 뚜껑만 슬그머니 닫아주면 상황 종료입니다. 이렇게 과감하게 처리해야 벌들도 스트레스를 덜 받고 빨리 안정을 찾습니다. 털어 넣었을 때 벌들이 통 안으로 잦아드는 그 쾌감은 직접 해본 사람만 알죠. 겁내지 마세요, 여러분의 손길이 자신감 있을수록 벌들도 새집에 더 잘 적응한답니다.
양봉이라는 게 책으로 배우는 것과 현장에서 몸으로 부딪히는 건 천지 차이입니다. 저도 처음엔 여왕벌 한 마리 찾는 데 온종일 걸리고, 벌들이 바닥에 앉으면 어쩔 줄 몰라 발만 동동 굴렀거든요. 하지만 이렇게 직접 겪어보며 나만의 노하우를 쌓아가는 과정이 양봉의 진짜 재미 아니겠습니까? 오늘 알려드린 '바람 부는 날 대처법'과 '개미 방지 노하우', 그리고 '빛의 속도로 입주시키는 털기 기법'만 잘 활용하셔도 분봉 시즌에 벌 놓치는 일은 훨씬 줄어드실 겁니다. 자, 이제 이 녀석들이 새집에서 꿀 많이 물어오길 바라며 저도 기분 좋게 하산해 보겠습니다. 전국의 모든 초보 양봉인 여러분, 올 한 해 풍밀하시고 벌들과 함께 행복한 시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다음에는 더 좋은 현장 소식으로 찾아뵐게요! 감사합니다!